백일간의 설레임 마지막 이야기

허필연 미국 여행일기

허필연 | 기사입력 2011/12/15 [10:56]

백일간의 설레임 마지막 이야기

허필연 미국 여행일기

허필연 | 입력 : 2011/12/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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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피어

 

<여행을 마치고>

  하루 하루를 마지막이라는 절절함으로 살았다.
돈이 많아서, 시간이 남아서 이런 시간을 가진 것이 아니다 .
남들에게 허다한 여행의 하나 일줄 모르지만 평범한 샐러리맨의 아내로서 이번 여행은 내게 큰 모험이었다.

  미국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다운 나라였고 내가 투자한 돈과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아쉬움이 있다면 남편이 동행하지 못한 것.

  미국이 오늘날과 같이 잘살기 위해서 그들의 선조들이 쏟아 부은 피땀을, 그 나라 가장들이 얼마나 건실하게 살았는가를 우리나라 남자들이 보고 피부로 느껴야 할 것 같았다.

  단순한 단체 여행은 미국의 진면목을 깨닫게 하여 주지 못한다 . 어느 나라를 가든 走馬看山 식의 여행은 그 나라를 좀더 깊이 알게 하지 못한다. 오히려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나는 메디슨에 머물면서 읽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통해 그들의 선조들의 피와 땀이 섞인 인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들의 대부분이 머나먼 이국 땅에 건너와 정착하기까지의 어려웠던 일들이 그네들의 동화책에 실려 있었다. 대부분의 유치원 책들이 그런 사상을 근간으로 쓰여져 있었다.

▲ 미국의 역사는 보존되고, 기억되며 또 활용된다.     © 노장서



  이들은 이런 식으로 어린이들의 뿌리교육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날마다 소리 높여 일본을 규탄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일본이 어쨌는지 그 아픔을 모른다. 우리의 아픔이 무엇인지 국토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창작 동화라고 해서 황당무개한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쪽으로 몰아가며 안되겠다. 이네들처럼 선조들의 개척 정신과 노력과 피와 땀이 배어 있는 우리 글로 쓰여진 누구나 일고 싶어하고 읽어야 하는 동화책을 만나고 싶다.

  거리를 걸을 때나, 식당에서나 , 놀이 공원에서나 설치고 떠드는 것은 흑인 아니면 아시아계통의 어린이들과 어른들 이었다.
미국 아이들은 자유롭게 매도 안 맞고 크는 줄만 알았다. 매도 맞고 잘 못 했을 때는 매보다 더 그에 상응하는 큰 벌을 받는다.
어려서부터 예절 교육을- 남을 배려 할 줄 아는 교육을- 철저히 받는 것이다. 예절 교육은 학교에서 시키는 것이 절대 아님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흑인을 보자. 그들은 오랜 노예생활로 억눌림과 고통의 아픔만 알았지, 그들에게 마땅히 본받아야 할 지침이 될 만 한 것이 없었다.

  미국인들은 기독교 사상이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그런 예절을 익혔다.

  우리나라도 예로부터 유교라는 것이 있어 부모와 자식간, 군신간, 사제간, 형제간, 친구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예절을 몸에 익혀왔다.
학교를 못 다녔어도 기본 예절은 익힌다는 것이다.
가령 예를 들어 옛날에 우리 시골에서 학교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보자 .
그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못 배웠다고 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너무 유교의 폐단만 보고 멀리 한 것은 아닐까?
우리도 우리만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교육의 근본사상 사상이 있어야 되는데.... 
 
  살릴 것은 살려야 하는데 말이다.
요즈음 청소년들의 문제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시카고 거리에서 만남 흑인 아이들의 버릇없음을 보면서 생각해 보았다.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 것의 보잘것없음을 하다 못해 그렇게 자랑하고 싶었던 춘천의 공기 마저 위스콘신의 그 맑음에 비교가 되지 않음에 정말 모든 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것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내가 최고라고 우기며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미국은 경제 제1대국이다. 우리나라는 말이 좋아 경제 개발 도상 국가이지 아직은 후진국수준을 겨우 면한 것일 뿐이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 차이가 내가 극복하지 못하는 그 차이 인 것임을 .
어떻게 우리가 그 큰 땅 덩어리의 미국을 그들의 한 개 주만도 못한 이 작은 땅 덩어리로 따라 가겠냐 만은 중요한 것은 땅덩이의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네들도 하루 먹고살기 위해서는 부부가 열심히 하루종일 일을 해야만 했다.
일을 하지 않으면 거지가 되어 떠돌기는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누가 얼마나 문화적인가 하는 것이다.
작은 것은 인정하되 그 작음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무조건 큰 것을 쫓다 우리의 깊은 뿌리를 뽑아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것을 보았고 재미있었다.
아쉬웠던 것은 아이들이 나만큼 적극적이지도 않고 많이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으로 아이들 수준에 맞게 보고 배웠을 뿐이다.
그들이 나만큼 감동이 덜 한 것은 그들이 아직 감정 개발이 덜된 것 일 것이고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 사물을 하나를 보아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사물 더하기 내 감정 이입을 시키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아이들이 보고 느낀 것이 더 정직하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나는 그저 아이들에게 그렇게 큰 세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만족하려고 마음먹었다.
언젠가 그들도 자기의 넓어진 감정의 사고를 지니고 생각의 자유를 누리면서 구경 할 날이 있겠지.

  일상을 떠난 새로운 생활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지 몰랐다.
모든 부서진 것 깨진 것 아름답지 못한 것들과의 실랑이를 버리고 오로지 아름답고 깨끗하게 그것도 착한 색안경을 쓰고 사물을 대하니 모든 것이 그저 한마디로 천국처럼 느껴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그동안 내게 불친절했던 내 이웃들을, 특별한 의미가 없던 상점 하나하나 건물 하나하나 가로수 한 그루라도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야지.
<끝>


(Thank you very m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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