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간의 설레임2

그랜드캐년, 후버댐, 칼리코 은광촌

허필연 | 기사입력 2011/12/05 [11:15]

백일간의 설레임2

그랜드캐년, 후버댐, 칼리코 은광촌

허필연 | 입력 : 2011/12/05 [11:15]
---피려니의 미국일기(두번째 이야기)

5. 23. 00:04 맑음 (그랜드 캐년, 후버댐,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년)-
새벽 4시에 Edge water 호텔을 출발하여 그랜드캐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끝없는 애리조나주 사막에 떠오르는 해를 마주하며 새벽을 달렸다.
비몽사몽 얼마간을 달리다 보니 풀들의 키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하다 잎이 무성한 나무들로 변해갔다.
숲을 발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월리암스에 도착했다. 이곳은 라플린에서 그랜드 캐년을 가는 중간지점이다.
우리는 월리암스에서 아침을 먹었다.
생전처음 먹어보는 이상한 감자 요리와 포크커틀릿, 치킨 그리고 계란을 부쳐서 비벼놓은 듯한 요리, 나풀대는 밥과 김치.
김치는 여행사에서 가져 온 것이고 밥은 한국 관광객을 위해 이 식당에서 특별 히 준비한다고 했다.
어쨌든 그 맛있는 김치에다 날아가는 밥을 싸서 아주 많이 먹었다.
준호도 김치를 두 그릇이나 먹었다.
나와 준호와는 달리 준성은 윌리암스 식당의 양식이 맘에 든다며 김치와 밥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아침을 먹자마자 다시 그랜드캐년을 향해 달렸다.
캐년이 가까워지자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았다.
우선 주위 경관 소개를 했다. 버스가 지나가는 저 멀리 산 위에 움푹 들어간 곳은 운석이 떨어진 자국이라고 했다.
애리조나주가 지구에서 우주랑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이란다.
그래서 애리조나주에 있는 새도나는 기가 가장 맑아 예술인들과 기인들이 모여 산다고 한다. 한국의 기원도 자리 잡았다고 한다.
계속되는 사막성 붉은 토양과 작은 소나무들 사이로 그랜트캐년을 알리는 푯말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캐년은 어디에도 없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전방에 보이는 것은 그저 평지일 뿐 높은 산도 계곡도 없었기 때문.
우리는 버스 속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나갔다. 가이드가 공원 내에서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기 때문.
버스 안에서 환호성까지 지르고 캐년을 보라고 해서 내렸더니
'아! 정말 실망했다'
캐년이 발 밑으로 펼쳐져 있었다.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 크기가 우선 한눈에 볼 수 없고, 올려다보는 것이 아니고 내려다보는 축소 감, 그리고 자세히 볼 수 없었고(위험하기 때문).
그렇게 크고 웅장하다고 했는데...
실감나게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IMX 입체 영화를 안 보았으면 그랜트 캐년이 사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랜드 캐년의 길이가 경부고속도로와 같고 태백산 높이 보다 높다고 했다.
캐년을 알려면 2박 3일 동안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한다. 실망이 컸다.
그렇지만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그랜드 캐년을 섣불리 평하기 싫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면 늙기 전에 노새를 타고 좀더 자세히 그 다양한 지층의 모양들과 아열대에서 한대에 이른다는 기후를 체험하며 여행하고 싶다.
그랜드캐년을 단지 30분 관광으로 끝내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그 위대하다는 그랜드캐년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버스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윌리암스에 들려 점심을 먹고 기념품도 샀다.
 
▲ 그랜드캐년     © 운영자

(후버댐)
다시 사막을 달려 후버댐에 도착했다.
후버댐은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 사이를 흐르는 콜로라도 강 상류에 있는 높이 221m 바닥 폭 200m 댐 마루 길이 377m 댐 부피 250만㎡ 이나 되는 미대공황시대에 만들어진 당시 최대규모의 댐(Mead호)으로 저장용량 325억 ton이나 되는 펜실베니아주 전체를 침수시킬 수 있을 만한 크기의 댐이라고 한다.
댐으로 생긴 Mead호 상류의 110마일 장대한 협곡 사이로 펼쳐 있는 요트 장, 수영장, 텐트촌 등은 관광센터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댐에서 연간 총40억 킬로와트나 되는 전력이 생산되어 남 캘리포아 대부분의 공장과 가정에 값싼 전기를 공급한단다.
후버 대통령이 이 댐을 만들 당시 대공황시대라 비난이 많았지만 사후에 이 댐의 가치가 인정되면서 댐의 이름을 후버라 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100°F나 되는 사막의 열기 속에 후버댐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달랑 찍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 라스베가스를 향해 달렸다.
후버댐을 경계로 우리는 네바다주에 들어섰다.
네바다주는 일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다는 뜻이고 라스베가스는 넓은 초원이란 뜻이란다.

(생명!!)
사막을 계속 달리며 창 밖을 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도로 옆에 있는 풀과 나무들이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사막의 것들 보다 크고 싱싱했다.
이렇게 찌는 열기와 차가 내뿜는 매연 때문에 싹도 틔우지 못할 것 같은데...
궁금했지만 내 혼자 속으로 '아마 차가 지나가는 속도 때문에 이는 바람 때문이겠지'라고 생각했다.
한참을 그렇게 똑같은 전경을 바라보며 사막을 달리는데 가이드가 나의 궁금증 을 풀어 주었다.
사막의 풀들은 이곳에 일년 내내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에 낮과 밤의 기온 차로 생기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고 했다.
그리고 도로를 따라 사막으로 물을 보내는 수로가 묻혀 있어 그곳으로부터 찬 기운을 얻어 건조됨을 지연시킬 수 있고, 지나가는 차에서 새는 에어컨의 물들이 떨어지면 도로 옆의 풀들이 그것을 흡수한다고 한다.
'아! 모질도록 질긴 생명력이여!!'
그 말을 듣는 순간 생명의 질김과 질긴 만큼 한없이 덧없는 모든 생명 가진 것이 애달파서 가슴이 저려왔다.


(서부민속촌 칼리코)
 
▲ 칼리코 은광촌     © 운영자

잠시 그렇게 침묵이 흐른 뒤 가이드가 안내방송을 했다. 시간이 조금여유가 있어 일정에 없던 서부 탄광 민속촌에 들린다고 했다.
물론 옵션이란다.
아이들을 둘러보니 모두 골아 떨어 졌다.
우리아이들 뿐만 아니라 일행중 반이 비몽사몽간이다.
새벽 4시에 출발해서 그렇게 달렸으니...
하지만 나는 욕심에 '여기까지 와서 잘 수는 없지' 하고
아이들을 마구 깨웠다. 그러나 신경질만 부린다. 이미 출입비도 다 냈는데
할 수 없지 극성스런 나만 차에서 내렸다. 내리는 순간 얼마나 뜨거운지. '아, 이것이 사막 이구나!' 습기 한 점 없는 따가운 햇볕이 그야말로 작열하고 있었다.
칼리코라 불리는 이곳 폐광은 은광 촌을 관광지로 개발한 것이다.
폐광에서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퍼져서 관광개발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타는 더위, 메마른 땅 ,풀도 물도 없는 사막. 이런 곳에서 어떻게 은광개발을 했을까? 믿어지지 않는다.
혼자 대충 광부들의 그 당시 생활 모습들을 둘러보고 기념품 몇 개를 샀다.
이곳에서 나는 실수를 했다.
기념품에 가격이 적혀 있었다.
3불 짜리 마그네틱 4개를 샀다. 그런데 13불 정도를 달라고 점원이 말했다.
그전에 상점에 들렸을 때는 달라는 대로 다 주었다 . 이제 며칠 지나니까 조금씩 영어가 들리는 여유가 생겼다. 나는 그냥 12불을 주었다.
그녀가 다시 13불을 달라고 요구했다.
내가 마그네틱에 쓰여진 숫자를 보여주며 어설픈 영어로 설명했더니, 그냥 가란다.
나중에 미영이 에게 말했더니 나의 실수란다. 미국은 항상 텍스가 따로 붙는단다.
텍스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이제 막 이곳 생활을 시작하는 나로서는 한국에서의 습관이 먼저 와 닿았다.
처음 며칠 동안 기념품 살 때는 점원이 달라는 대로 가격도 보지도 않고 다 주었던 내가 이제 조금 적응이 된다고 작은 마그네틱의 세금을 떼어먹다니.
'선무당이 사람 잡는 다니까...'
이곳도 다른 관광지나 마찬가지로 음식점(식당이나 노점상)이 없었다. 그러나 워낙 더우니까 아이스크림과 슬러쉬를 팔았다.
아이들을 생각하고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사들고 차로 왔다.
아이들이 깨어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설득해 겉모습이라도 보여주려고 그들을 데리고 차 밖으로 나와 벤치에 앉혔다.
아이들이 얼마나 지쳤는지 그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먹지 못하고 의자에 기대서 짜증을 낸다.
나는 화가 나는 것을 꾹 참고 음료수는 일행 중 다른 아이에게 주고 아이스크림은 내가 먹었다.
아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화가 났다.
타는 더위를 탄광촌에 남긴 채 다시 버스에 오르니 냉장고.
차가 탄광촌을 빠져 서서히 내려 달리기 시작하는데 저만치 앞에 집이 한 채 보이고 연못도 보였다. 그리고 작은 분수대도 보이고. 한편 또 저만큼 앞에는 연못 만한 크기에 물들이 일렁거림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나는 오아시스구나!, 그러면 그렇지 이렇게 더운데 물도 없이 은광을 개발했을 라고? 그들도 사람인데.' 이런 나의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는다.
"여러분 저기 물살 일렁이는 강이 보이시죠? 저것이 바로 신기루라는 것입니다." 하는 것이었다.
집이 있는 곳은 수로를 끌어 인공적으로 만든 호수이고 멀리 보이는 것은 신기루란다.
목이 말라 물을 찾던 광부들이 저 신기루를 보고 얼마나 많이 달려갔을까?
지금은 세계 제1의 경제 대국이고 노천 탄이 깔려 있어도 개발 할 생각도 하지 않지만 개척 당시 이들의 조상들도 우리만큼 땀과 노력을 쏟았음을 가히 짐작 할 수 있었다.
"세상에 공짜란 없는 것"
차는 그렇게 그 옛날 목말라 물을 찾던 광부들의 환영을 뒤로 한 채 라스베가스를 향해 달렸다.

(see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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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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