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정옥이 "아버지와 송아지"

강명옥 | 기사입력 2021/06/05 [04:34]

제30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정옥이 "아버지와 송아지"

강명옥 | 입력 : 2021/06/05 [04:34]

▲ 해월 정옥이 시인  © 강원경제신문

아버지와 송아지 / 정옥이  

 

형을 사랑한 아우는

어느 날 송아지 한 마리를 보내어 왔다

서울 생활도 빡빡 할 것인데

한푼 두푼 모아 보내온 송아지 한 마리

 

비린내 나는 갯마을엔

소가 먹어야 할 짚은 귀하고

아버지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동생이 보내온 사랑에 헛간을 떠날 줄 몰랐다  

 

잘 키워 보내 줘야지

혼잣말 되새기는 아버지와

어렵사리 구해온 짚을 날름날름 되새김하며

한 올 한 올 아껴먹는 송아지

 

지푸라기 한 가닥 들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내어주면 침 묻은 혀는 까칠하게 손가락을 핥고 간다  

 

송아지가 암소가 되어

다시 송아지를 낳는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노심초사 곁을 떠나지

못하는 그 날  

 

두발로 일어서야 살 수 있는 송아지

어미 소는 있는 힘을 다하여 엉덩이를 밀었다

아침 해가 마구간을 비추고

등 굽은 아버지

"종영아 미안타"  

 

어미소도 아버지도 함께 우셨다.    

 

《심사평》 시골 마을 풍경이 다 그렇듯 닭 몇 마리와 돼지 몇 마리를 키우고 그렇게들 살아갔었다. 어느 날 암소 한 마리가 생겼다. 서울 생활 힘드신 가정에도 아버지를 위해서 보내온 아우의 암소 한 마리, 아버진 그동안 키워온 돼지는 다 팔고 그 자리를 정리하여 소 마구간으로 사용하였다. 소는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 게 아니였다. 갯마을엔 귀한 짚, 학교 다녀오면 꼴 베러 언덕을 찾아다녀야 하며 한 번씩 데리고 나가서 풀을 뜯어 먹는 사이에 소를 지키기도 하였다. 그 당시 소값이 밭값보다 비쌀 때라는 것만 기억한다. 애지중지 키운 소가 새끼를 낳았는데 소는 서서 젖을 주기에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일어서야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소를 키워 본 적이 없는 아버지, 한밤중에 뒷집 아버지 옆집 엄마 모두 모여 소 곁을 떠나지 못하고 밤을 새운 기억이 시에 소롯이 묻었다. 그런데도 송아지를 살리지 못하자, 아버지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본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소를 팔 때는 소값이 떨어져서 손해를 무지하게 봤던 기억이 있다. ''소하고는 안 맞는 모양이다. 어부는 고기를 잡아야 하는 팔자인가보다." 아버지의 한탄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는 시인의 시는 애닯은 시절 한자락을 이야기한다. 해월 정옥이 시인은 토방구리문학, 신정문학, 남명문학 회원으로 신정문학 애지중지 행시짓기 최우수상, 신정문학 작가상 시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하였다. 코벤트가든 문학상 시상식은 코로나19로 11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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