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극본] 지대로 영업하는 보드게임 카페 이야기, '지대로 한 판'

우리 매주 금요일마다 토너먼트 게임 한판 어떠세요?

장용희 | 기사입력 2023/09/30 [20:37]

[드라마 극본] 지대로 영업하는 보드게임 카페 이야기, '지대로 한 판'

우리 매주 금요일마다 토너먼트 게임 한판 어떠세요?

장용희 | 입력 : 2023/09/30 [20:37]

 출처 https://pixabay.com/ko/photos/%EB%B3%B4%EB%93%9C-%EA%B2%8C%EC%9E%84-%EC%B9%B4%ED%83%84%EC%9D%98-%EC%A0%95%EC%B0%A9%EB%AF%BC-%EA%B2%8C%EC%9E%84-529586/

 

 

◖작품 소개◗

 

지성민은 보드게임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지은수는 카페에서 형을 도와주고 있다. 

신춘과 라춘췌는 둘이 동갑내기 어학당 친구이다. 보드게임 카페에 우연히 놀러 갔다가 신춘은 아르바이트생이 된다. 신춘을 좋아하던 지은수는 사귀게 된다. 신춘을 생각하면서 형을 따라 게임을 개발한다. 자주 신춘을 보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카페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등 열심히 일을 한다. 화재 사고 이후 서로 병원에서 논의를 하게 되는데 토너먼트 게임을 좋아하는 손님들을 위해, 지성민의 제안으로 ‘지대로 한 판’이라고 간판을 바꾸고 영업을 한다. 뜻은 매주 금요일날 토너먼트 게임을 하는 것이다. 손님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였기에 더 많은 손님들을 받기 위해 체인점까지 늘릴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화재사고로 3명 모두 화상을 입은 상태이지만 더 열심히 즐겁게 일을 하게 된다. 

 

 

 

◖등장 인물◗

 

▸ 주요 인물

 

지성민 : 지은수의 형이다. 27살. 보드게임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차 전 여자친구의 반대를 무릅쓰고 카페를 차렸다. 직접 만든 게임들을 손님들이 할 때 희열을 느껴 더 열심히 일을 한다. 

 

지은수 : 피아노학과 4학년 대학생. 23살.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신춘과 사귀게 된다. 그녀를 위하여 형(지성민)을 따라서 보드게임을 개발하고 피아노를 치며 신춘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신춘 : 지은수와 같은 대학교 어학당 학생, 22살.  

 

라춘췌 : 신춘의 단짝 친구이다. 같은 어학당을 다닌다. 직설적인 성격으로 인해 다소 오해를 받지만 마음은 따뜻하다. 

 

▸ 기타 인물

 

한소명, 남자 손님1~3, 어학당 친구 1~3, 경비원, 여기자, 아이, 행인 1~2.

 

 

 

◖본문◗

 

S# 1. 프롤로그, 빌라 단지 내 거리 (낮)

 

지은수가 길을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다. 거리는 조그만 빌라 단지가 모여있는 길이다. 청명한 가을 날씨이다. 파랗던 하늘이 사라지면서 지은수가 걷는 길이 하늘 배경으로 바뀐다. 

 

지은수(내레이션) : 당신이 착각하는 게 있어. 세상에는 두 가지 땅이 있지, 맨땅, 그리고, 하늘. 하늘도 걸을 수 있다고, 나 지은수. 이제부터 게임을 시작한다.

너를 위한 보드게임.

 

 

S# 2. 지은수의 방 안 (오후)

 

지은수가 방에서 틀어박혀 고스톱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 지성민이 문을 연다.  

 

지성민 : 은수야.

지은수 : 어, 형.

지성민 : 아직도 하냐, 그만 좀 해. 이제 너도.

지은수 : 스톱!

지성민 : 뭐?

지은수 : 아, 망했다. 아니야, 뭐라고?

지성민 : 아니다. 나도 스톱할래.

지은수 : 난 고~

지성민 : 하이고. 

 

 

S# 3. 지형제(지은수/지성민)의 집 거실 안 (오후)

 

지성민이 문을 열고 거실로 간다. 

거실에는 보드게임을 만들려고 종이, 가위, 도화지 등이 지저분하게 나열되어 있다. 

완성한 한글 게임판과 말도 보인다. 

지성민이 거실의 커튼을 연다.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는 것 같다.

반지하라서 햇빛이 보이진 않지만 길고양이가 담을 넘고 와서 창문을 연 지성민을 쳐다보고 다른 곳으로 걸어간다. 지은수가 거실로 나온다.

 

지은수 : 또 뭐 만든 거야? 

지성민 : 몰라도 돼.

지은수 : 내가 모르면 누가 알아? 알려줘, 형!

지성민 : 내가 무슨 학과지?

지은수 : 영어영문학과 아니야?

지성민 : 야.

지은수 : 국어국문학과지, 그건 왜?

지성민 : 그래서 한글 게임을 만든 거야.

 

지성민이 한글 게임을 보여주며 지은수에게 설명해 준다. 

지은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잘 듣는다. 행복해 보이는 형제의 모습이 보인다. 

 

 

S# 4. 보드게임 카페 안 (낮)

 

지성민이 대걸레로 바닥을 닦으며 청소 중이다. 

가게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온다. 20대로 보이는 중국인 여성 2명이다. 

 

지성민 : 어서 오세요.

 

신춘 : 这里很好 (여기 괜찮네.)

라춘췌 : 我们吃点东西好吗? (우리 뭐라도 먹을까?)

신춘 : 好的,让我们坐在那边。(그래, 저기 앉자.)

 

가게 중앙의 자리에 앉아서, 메뉴판을 보고 있다. 

지성민이 주문서를 가지고 다가온다. 

 

지성민 : What would you like to have? (어떤 거로 드릴까요?)

신춘 : 저 한국말 편해서 한국말로 하셔도 돼요. 

 

신춘이 메뉴판을 본다. 한글 세트(한글 게임과 한글 주스)가 클로즈업 된다. 

 

신춘 : 이거 한글 세트로 주실래요?

지성민 : 알겠습니다. 

라춘췌 : What is Hangul Juice? (한글 주스가 뭐예요?)

지성민 : 한글 모양의 얼음이 띄워져 있는 주스입니다. 오렌지, 사과, 포도 맛이 있습니다. 어떤 맛으로 드릴까요? 

라춘췌 : I like the taste of grapes. And you? (난 포도 맛이 좋아. 넌?) 

신춘 : I like orange. (난 오렌지가 좋아.)

지성민 : Yes, I got it. (네 알겠습니다.)

라춘췌 : 영어 발음이 섹시하시네요~

신춘 :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성민 : 고맙습니다. 두 분은 영어랑 중국어, 한국어도 잘하시네요. 3개 국어나 하세요?

라춘췌 : 아니에요~ 한국말은 아직 서툴러요.

지성민 : 완전 한국인 같으신데요. 대단하세요.

신춘 : 우리 근처 어학당 학생이에요.

지성민 : 미인이시네요.

신춘 : 네?

지성민 : 앗, 좋은 시간 보내세요.

 

지성민이 부끄러운 듯 서둘러 주문서를 챙기고 주방으로 간다. 

잠시 후, 주방에서 주스 2개와 한글 보드게임을 가져온다. 

테이블 위에 있는 태블릿의 화면을 움직여 게임 영상을 보여준다.

 

지성민 : (테이블 위에 주스와 게임을 놓으며) 여기 태블릿에 있는 영상 보아주시고 궁금한 거 있으시면 불러주세요. 혹여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다른 게임을 가져오셔서 하시면 됩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라춘췌 : 고맙습니다. 那个兄弟很酷 正确的? (저 오빠 멋있다. 그치?)

신춘 : 这是你的风格吗 我不是。 稍后联系我. (네 스타일이야? 나는 아닌데. 이따 연락처 따봐.)

라춘췌 : Hey~ I'm a girl, how do I get your phone number? (헤이~ 나 여자인데 어떻게 내가 연락처를 받냐?)

 

지성민이 둘이 있는 테이블을 보고 있다. 

 

신춘 : What are you going to do? (어떻게 할건데?)

 

라춘췌가 신춘의 귀에 대고 은밀하게 말한다. 

그때 손님들이 마구 들어오기 시작한다. 정신없이 안내하는 지성민. 

테이블이 그새 가득 찼다. 그때, 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들어온다.

가을 날씨인데도 짧은 핫팬츠에 섹시한 모습으로 왔다. 

 

지성민 : 어서 오,

 

지성민이 멍하니 그 여성을 바라본다.

지성민을 보고 얼굴이 굳어진 채 가게 문을 열고 바로 나가버리는 여성.

지성민이 여성을 따라간다. 

 

 

S# 5. 보드게임 카페 정문 밖 (낮)

 

지성민 : 야!

한소명 : 따라오지 마, 저리 가.

지성민 : 너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한소명 : 웃겨. 저리 가. 

 

한소명이 매정한 표정을 지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힘없이 다시 가게로 들어가는 지성민. 

 

 

S# 6. 보드게임 카페 안 (낮)

 

지성민이 모두를 쳐다보며 큰 소리로 말한다.

 

지성민 : 오늘 모두 한글 게임을 선택하시어 토너먼트 게임을 진행하려 합니다. 우승한 분은 특별히 10만원 상당의 카페 이용권을 드릴 터오니 꼭 참여 부탁드려요. 

 

모든 손님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지성민이 카페 안에 있는 칠판을 꺼낸다. 

 

지성민 : 자, 여러분. 이름 대어주세요!

 

손님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자 지성민이 이름을 쓰고, 토너먼트 대결 구도를 그린다. 

칠판에는 ‘신춘 vs 라춘췌, 금소리 vs 감춘명, 김석은 vs 김가람’ 이 적혀 있다.

사람들이 더 열심히 게임을 하면서 불꽃튀는 경쟁을 한다.

이긴 사람들이 손을 들고, 토너먼트 칠판에 이름이 하나둘씩 적혀진다.

승리자는 ‘신춘, 금소리, 김석은’ 이다. 모두 여자이다. 

 

지성민 : 연장자이신 금소리님을 제외하고, 신춘님과 석은님이 함께 대결 부탁드립니다. (새 테이블을 가르키며) 여기 앉아주세요. 

 

신춘과 김석은이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 금소리는 흥미로운 듯 옆에서 둘의 대결을 지켜본다. 그러다, 신춘이 이기고, 금소리와 대결을 한다. 최종 승리는 신춘이다. 

그때 아까 갔던 한소명이 카페 문을 연다. 

 

한소명 : 오빠는 늘 이런 식이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보드게임 카페를 차려?

지성민 : 너 미쳤어? 손님들 다 있는대서.

한소명 : 이제 알겠어? 내 마음. 그러니까 더 이상 내 생각도 하지 마.

 

한소명이 화난 표정으로 지성민을 째려보다가 획 돌아서 카페 문을 열고 가버린다. 

어이 없다는 듯이 지성민이 나간 한소명을 쳐다보고 있다. 

순간 정적이 흐르는 카페. 

그때 라춘췌가 문자를 보고 있다가 지성민에게 다가간다.

 

라춘췌 : 오빠, 아니 사장님.

지성민 : 네?

라춘췌 : 10만 원 주세요. 상금으로 주신다고 하셨죠?

지성민 : 카페 이용권입니다. 현금이 아니에요.

신춘 : 너 왜 그래? 미쳤어? 내가 이겼지, 네가 아니야. 

라춘췌 : 알아, 근데 나 돈 없어. 엄마가 용돈 끊어버린데. 

신춘 : 대신 사과드릴게요. 원래 이런 친구가 아니에요.

지성민 : 괜, 괜찮습니다. 그럼, 카페 이용권 드릴게요. 

신춘 : 감사합니다. 

 

밝게 웃는 지성민과 신춘. 서로 눈이 맞으면서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린다.

 

 

S# 7. 보드게임 카페 밖, 길거리 (오후)

 

라춘췌와 신춘이 서로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걷고 있다. 

 

라춘췌 : 야, 재밌다. 주스도 꽤 맛있었어.

신춘 : 그러니까. 또 가볼래?

라춘췌 : 오랜만에 노래방이나 가자~

신춘 : 너 돈 없다며.

라춘췌 : 너 돈 많잖아.

신춘 : 휴학하고 아르바이트 구하는 중인데 뭐라는 거야. 

라춘췌 : 너 진짜 한국말 잘한다. 나보다 훨씬. 

신춘 : 이제 알았냐? 

라춘췌 : 재수 없어!

신춘 : 미안~ 

 

둘이 웃으면서 길거리를 걸어간다. 그때 깡패처럼 생긴 건장한 남자들이 2층 보드게임 카페 안으로 들어가는 게 보인다. 

 

 

S# 8. 보드게임 카페 안 (오전)

 

비오는날이다. 손님이 없을 것 같은데,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된 신춘이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다. 그때 지난번에 보았던 건장한 남자 3명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신춘 : (겁먹은 표정으로) 어서 오세요.

지성민 : 안녕하세요! 오늘도 오셨네요. 

 

남자 3명이 앉은 테이블에 신춘이 주문서를 가지고 간다. 

 

신춘 : 3분이세요?

남자 손님 1 : 네

남자 손님 2 : 아르바이트하시나 봐요?

신춘 : 네, 주문하시겠어요?

남자 손님 3 : 예쁘신디요, 저랑 한 판 하실래유?

 

남자 손님들이 낄낄거리며 웃는다. 이 대화를 듣고 설거지를 끝낸 지성민이 달려온다. 

 

지성민 : 오늘은 짝이 모자라시네요. 저랑 한 판 하시죠!

남자 손님 3 : 싫은데요 저는 요~기 예쁜 분이랑 한판 뜨고 싶은데.

 

남자 손님들이 박장대소하며 웃는다. 

 

지성민 : 아뇨 저랑 한 판 하시죠. (한글 게임을 가리키며) 이 게임 재미있습니다. 

남자 손님 3 : 싫습니다. 

남자 손님 1 : 싫어유.

남자 손님2 : 가위바위보 게임할 건데요.

지성민 : 아,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럼 가위바위보 게임세트 가져오겠습니다.

주스는 모두 사과주스 맞으시죠? 

남자 손님 1,2,3 : 네~

 

신춘이 후다닥 주방으로 달려가 사과주스를 만든다. 

지성민은 게임 구성물을 준비하고 있다. 

 

 

S# 9. 한소명의 집, 방 안 (밤)

 

방에 우두커니 멍한 표정을 하고, 입이 삐죽 튀어나온 채 의자에 앉아이는 한소명. 스탠드를 키고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

 

 

S# 10. 놀이동산 내부, 회상 (낮)

 

한소명과 지성민이 놀이동산에서 서로 솜사탕을 먹여주며 데이트를 하고 있다.

 

한소명 : (롤러코스터를 가리키며) 오빠. 저거 타자. 

지성민 : 그래~ 

한소명 : 이제 어디로 취직할 거야?

지성민 : 나 취직 안 할래.

한소명 : 그럼 뭐 할 건데?

지성민 : 보드게임 카페 차리는 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

한소명 : 망하면 어떡하려고?

지성민 : 내가 직접 개발한 게임들 반응을 보고 싶기도 하고.

한소명 : 아니, 오빠. 논점은 망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거야.

지성민 : 내가 바보같이 망할 거 같아?

한소명:오빠가 바보가 아니라 현실이 그래! 냉정하다고, 창업의 길은.

지성민 : 됐거든. 저거나 타자.

 

한소명의 손을 잡고 롤러코스터를 타러 지성민이 끄는데, 한소명이 손을 탁 치며 놓는다. 

 

지성민 : 야! 왜 그래!

 

한소명이 화난 표정으로 놀이동산 출구로 걸어간다. 지성민이 따라간다. 

 

 

S# 11. 보드게임 카페 밖 거리 (오후)

 

지은수가 백팩을 메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카페가 있는 2층으로 향한다. 

 

 

S# 12. 보드게임 카페 안 (오후)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카페 안.

 

지은수 : 형! 나왔어. 어?

신춘 : 안녕하세요? 사장님 지인분이세요?

지은수 : 중국인이시라고 들었는데, 한국말 잘하시는데요?

신춘 : 아, 별말씀을.. 

지성민 : 왔어? 가방 놓고 설거지 좀 도와줘.

지은수 : 용돈 주지도 않으면서 맨날 시키고 있네.

신춘 : 제가 할게요.

지성민 : 동생이 해줄 거에요. 홀 지켜주세요.

신춘 : 네.

 

툴툴거리며 지은수가 주방으로 가서 고무장갑을 끼고 있다. 신춘도 손님들에게 서빙하느냐 바쁘고, 지성민은 주문서를 보고, 주스를 만들고 있다.

 

 

S# 13. 보드게임 카페 안 (밤)

 

지은수와 블랙홀 게임을 하고 있는 신춘.

 

지은수 : 그래서 이렇게 하는거야. 어때?

신춘 : 재밌어요. 누가 만든 거예요?

지은수 : 어, 형이.

신춘 : 와, 사장님 멋지네요.

지은수 : 나도 게임 슬슬 만들어볼까 싶어.

신춘 : 게임이요?

지은수 : 피아노 치면서 생각난 게 있는데...

신춘 : 우리 동갑 맞죠?

지은수 : 응, 너도 편하게 말 놔.

신춘 : 그래.

지은수 : 정말 재미있다, 너.

 

그때, 누군가 카페 문을 연다. 

 

라춘췌 : 야, 왜 안 와.

신춘 : 어 미안! 깜빡했어.

라춘췌 : 너 생일 파티 하려고 어학당 애들 다 모였는데.

신춘 : 알았어. 빨리 갈게.

 

신춘이 앞치마를 벗고 핸드백을 가지고 빠르게 가게 밖으로 나간다.

라춘췌가 따라간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지은수.

 

 

S# 14. 보드게임 카페 밖 길거리 (밤)

 

몰래 대기하고 있었던 어학당 친구들이 1층으로 내려온 신춘에 둘러싸여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케이크의 초를 후-부는 신춘. 기뻐 보인다.

 

어학당 친구 1 : 생일 축하해!

어학당 친구 2 : 신춘, 한턱 쏴! 한턱 쏴!

신춘 : 고마워, 친구들아. 위에 올라갈래? 내가 쏠게.

어학당 친구 3 : 가게 문 닫았잖아.

신춘 : 아니, 내가 이야기해 볼게.

 

신춘이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가 가게 문을 연다.

지은수가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다가 신춘을 바라본다.

 

지은수 : 왜 왔어? 뭐 놓고 왔어?

신춘 : 아, 친구들이 뭐 먹고 싶다고 해서, 홀 좀 빌려도 될까요? 제가 한 턱 쏘기로 해서 다른데 말고 여기서 먹으려고요.

지은수 : 그래도 되지~ 지금 형도 없으니 내가 컴펌할게, 올라오라고 해.

신춘 : 네, 감사합니다!

 

신춘이 서둘러 1층으로 내려가 친구들을 2층 카페로 데려온다.

 

 

S# 15. 보드게임 카페 안 (밤)

 

어학당 친구 1 : 여기 좋네, 분위기도 좋고.

어학당 친구 2 : 오호, 이런 곳이 있었네. 아지트로 딱인걸?

신춘 : 원래 불 켜면 일반 카페랑 똑같아.

지은수 : 안녕하세요? 친구들이세요?

어학당 친구 3 : 네, 지금까지 일하세요?

지은수 : 오늘은 제가 주스 만들어드릴게요. 생일파티 주인공이 만들 순 없죠.

라춘췌 : 와, 짱인데. 감사합니다! 얘들아 케이크 여기에 놓자.

 

케이크를 내려놓고, 주문서를 보는 친구들. 

 

라춘췌 : 여기 맛있는 게 뭐야?

신춘 : 오렌지 주스가 맛있어.

라춘췌 : 그래, 오렌지 주스로 모두 콜?

 

어학당 친구 1,2,3 : 콜!

 

지은수가 오렌지들을 집어 과즙기로 과즙을 하나씩 내리고 있다.

 

신춘 : 게임할래?

라춘췌 : 게임하기에는 시간이 늦었어.

신춘 : 그렇네, 고마워. 애들아. 감동이야.

라춘췌 : 너도 맨날 우리들만 챙겨주지 말고 받아야지!

신춘 : 하하. 철들었네, 우리 춘췌.

라춘췌 : 철들었다는 말이 뭐지?

신춘 : 몰라도 돼.

 

어학당 친구 1,2,3 : 동감! 하하.

라춘췌 : 왠지 기분 나빠.

신춘 : 하하하. 

 

즐거워 보이는 신춘과 친구들. 지은수가 만든 오렌지주스를 서빙해준다.

 

지은수 : 맛있게 드세요~ 좋은 시간 되시고요.

신춘 : 네~ 

 

지은수가 신춘에게 윙크를 하자, 신춘이 놀라 눈을 돌린다.

 

라춘췌 : 뭐야, 춘이 좋아하세요?

지은수 : 아니, 눈에 뭐가 들어가서요.

 

지은수가 눈을 비비적 비비적거리며 가방을 챙겨 나간다.

그런 지은수가 귀여운 듯이 쳐다보는 신춘.

그런데 지은수가 가게 문 옆에 버튼을 누르니, 블랙홀처럼 무드 등이 켜지며 클럽 분위기로 바뀐다. 그러더니 클럽 노래가 틀어진다. 말없이 나가는 지은수. 

 

 

S# 16. 클럽으로 변한 보드게임 카페 안 (밤)

 

어학당 친구2 : 센스 짱이다.

어학당 친구3 : 데려올까?

어학당 친구1 : 이미 갔자나. 됬어, 우리끼리 놀자!

신춘 : 너희들이랑 클럽도 왔네. 하하.

 

어학당 친구들과 신춘이 일어나 신나게 춤을 춘다.

이때 신춘이 브레이크 댄스를 결합한 팝핀 댄스를 춘다.

어학당 친구들이 놀라지만 박수를 크게 쳐준다.

이때 살며시 문을 연 지은수.

 

지은수 : 와우.

 

신춘의 댄스를 보고 멍하니 서있다가 다시 지은수가 문을 닫고 나간다. 

다시 누군가 문을 연다. 지은수가 아니다.

 

경비원 : 민원이 있어서요.

 

신춘이 댄스를 멈추고 달려가 문 옆에 스위치를 눌러 노래와 조명을 끈다.

 

신춘 : 죄송해요! 원래 이렇게 안 노는데.

경비원 : 아니에요.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이게 제 일이라, 그럼.

신춘 : 네, 살펴 가세요. 얘들아, 정리하자. 이제 가야할 것 같아.

어학당 친구1 : 야, 그 정도 춤 실력이 있었으면 많이 쳐줘.

어학당 친구2 : 그래, 우리 점심 먹고 춘이 춤 추며 살이나 빼자.

어학당 친구3 : 맞아! 

라춘췌 : 출 때가 없잖아. 

어학당 친구3 : 춘췌야, 네 집 바로 학교 근처잖아. 거실도 넓은게 거기로 가자.

라춘췌 : 뭐야, 어휴. 그래, 그러자. 

신춘 : 좋았어~ YES~!

 

 

S# 17. 보드게임 카페 안 (밤)

 

신춘과 친구들이 떠난 자리. 지은수가 전자 피아노를 수레에 싣고 들어온다. 

 

지은수 : (피아노를 카페 가운데에 놓고) 휴, 여기다. 좋았어!

 

지은수가 뿌듯한 표정으로 카페 가운데에 놓인 피아노를 바라본다.

 

지은수 : 휴, 다행이다.

 

지은수가 피아노 주변에 바다 물결이 비치는 미니 무드 등들을 놓는다. 

그리고 피아노 의자 위에 앉아 ‘Mozart - Piano Sonata No. 17, K.570 (1789)’를 연주한다.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가 카페 전체에 울려 펴진다. 

그때 경비원이 살며시 카페 문을 연다.

 

지은수 : 아, 죄송합니다. 

경비원 : 아니 그게 아니라, 나도 왕년에 피아노를 쳤었는데 생각이 나서.

지은수 : 어, 연주해 보실래요? 

경비원 : 나 초보요, 그래도 피아노가 좋아. 자주 들으러 와도 되나요?

지은수 : 그럼요, 수업 없는 월요일이랑 금요일에 피아노 연주할 테니 꼭 와주세요!

경비원 : 그래요, 학생이 대단하네. 멋진 실력이었어요. 조금 더 연주할 수 있어요?

지은수 : 네! 

 

다시 지은수가 ‘Mozart - Piano Sonata No. 17, K.570 (1789)’를 연주한다. 더욱 감미롭게, 감미로운 미소를 지으며.

 

 

S# 18. 보드게임 카페 밖 길거리 (새벽)

 

지은수가 뿌듯하지만 다소 피곤한 표정으로 카페 밖 길거리를 걷는다.

그런데 2층 보드게임 카페에 서서히 연기가 차오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지은수가 발견하지 못하고 집으로 향한다. 

 

 

S# 19. 보드게임 카페 밖 길거리, 화재 현장 (아침)

 

소방차가 건물 전체로 퍼진 불길을 끄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걱정을 하고 있다. 지은수가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소방대원의 제지를 받는다.

여기자가 서둘러 취재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자 : 이번 화재는 건물 2층의 보드게임 카페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 추정되는 방화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아 가스 유출 사고로 짐작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현재 거의 불이 꺼진 상황이며 길에서 헤매던 6살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건물 안에 들어가는 것을 본 목격자의 증언에 따라 많은 소방대원들이 아이를 찾으러 건물 안에서 수색 작업 중입니다. 

 

지성민이 여기자의 말을 듣고 있다가 슬금슬금 걸음을 걸으며, 건물 뒤로 간다.

 

 

S# 20. 보드게임 카페 뒤 건물, 화재 현장 (아침)

 

지성민이 소방대원의 눈을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건물 1층에 있는 화장실이다. 

그 안에 아이가 울고 있다.

 

지성민 : 여기 있었구나!

아이 : 콜록, 콜록. 어떻게.

지성민 : 너 맨날 여기 있었잖아. 

 

지성민이 아이를 업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온다. 

구급 대원이 이들을 발견하고 서둘러 구급차를 이동시켜 이송을 도와준다.

 

 

S# 21. 보드게임 카페 앞 건물, 화재 현장 (아침)

 

구급차로 함께 실려가는 지성민과 아이.

지성민의 손과 얼굴에는 화상을 입은 듯 보인다.

이 둘을 태운 구급차가 가고 나서 새로운 구급차가 와서 화재 현장에서 구출된 지성민과 신춘을 실어간다. 

 

 

S# 22. 병원 안 (오전)

 

지성민, 지은수, 신춘이 나란히 누워있다. 지성민은 심하게 화상을 입어 얼굴과 손,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고, 지은수는 손에 붕대를, 신춘은 팔에 붕대를 감고 있다.

 

지성민 : 하아. 꿈같다.

지은수 : 형, 어제 새벽에 아이 업은 영웅이라며 뉴스에서 나오던데?

지성민 : 너 쉬지도 않고 TV 봤냐?

지은수 : TV가 켜져 있었는데 봐야지, 어떻게 해.

신춘 : 저도 봤어요.

지성민 : 왜 너희들은 현장에 있었던 거야?

지은수 : 춘이 전화가 왔더라고, 어제 친구들이 카페를 더럽힌 것 같아서 미리 일찍 와서 청소 중이었는데 화재가 났다면서, 그런데 문이 밖에서 잠겨있다고 했어.

신춘 : 네, 문이 잠겨있었어요.

지성민 : 아마 경비 아저씨가 문 잠가준 걸 수도 있어.

신춘 : 아, 그랬구나.

지은수 : 바로 달려가서 춘씨를 구했지.

지성민 : 네가 진짜 영웅이네!

신춘 : 저, 사실.

지은수 : 내가 이야기할게, 나 춘이랑 사귀기로 했어.

지성민 : 짐작은 하고 있었어, 눈빛이 심상치 않더라니.

지은수 : 하하하. 

 

 

S# 23. 보드게임 카페 밖 (오전)

 

간판을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보드게임 카페’에서 ‘지대로 한 판’이라는 간판으로 변경 중이다.  

지성민과 신춘이 밑에서 작업 현장을 보고 있다.

 

지성민 : 네, 맞아요. 지금 고정해 주세요!

작업자 1 :네~

신춘 : 좋은 거 같아요. 지대로 한 판.

지성민 : 우리 회의할 시간도 없었는데 병원에서 나눌 수 있어서 좋지 않았어?

신춘 : 그러게요.

지성민 : 춘씨가 우리 동생이랑 사귀어줘서 정말 영광이야.

신춘 : 고맙습니다. 근데, 사장님.

지성민 : 어?

신춘 : 토너먼트 게임을 매주 금요일에 연다고 하셨는데 손님들이 금요일만 오면 어떡하죠?

지성민 : 게임을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니 평일날 와서 준비할 수도 있고, 토너먼트에 참가할 사람들만 금요일에 대부분 올테니 평일에는 토너먼트를 원하지 않는 손님들이 올 수 있어 더 좋지 않을까 싶어.

신춘 : 역시 사장님 맞네요! 

지성민 : 우리 지대로 한판 벌여볼까? 전국에 체인점 내보는 거야! 

 

지성민과 신춘이 기쁜 듯이 서로 눈을 보고 웃고 있다. 

 

 

S# 24. 보드게임 카페 안 (낮)

 

여전히 손님들이 북적대는 카페. 

지은수가 화상 입은 손으로 베토벤의 ’Piano Sonata no. 17 'The Tempest' III’ 를 연주하고 있다. 

지성민은 얼굴에 화상이 낮지 않은 채 주방에서 열심히 주스를 만들고 있고, 신춘은 팔에 약간의 화상 자국이 남은 채 서빙을 하고 있다. 

한명씩 클로즈업 화면으로 각자 화상을 입은 부분들이 보인다. 

 

신춘 : 자주 오시네요. 서비스로 음료 1개는 서비스로 드릴게요.

남자손님1 : 어이쿠, 고맙수다. 화상입었수?

신춘 : 네, 괜찮습니다. 

남자손님2 : 어이쿠, 근데 아가씨만 당한 게 아닌가보오? 저 청년도.

지성민 : 괜찮습니다. 손님을 위한 노래 추천 받을게요. 어떤 게 좋으세요?

남자손님3 : 허허, 요즘 헨리 ‘MOONLIGHT’ 듣고 있는데 피아노로 쳐줄 수 있나요? 

지은수 : 그럼요~

 

지은수가 헨리의 ‘MOONLIGHT’를 피아노로 연주하자 모든 손님들이 일어나 손뼉을 치며 환호를 한다. 

 

신춘이 ‘지대로 한 판’이라는 토너먼트 참가 가능한 쿠폰을 손님들에게 나누어준다. 

 

신춘 : 많이 참가 부탁드려요.

 

손님2가 신춘이 준 쿠폰 뒷장을 보니, 토너먼트 참가용 이름/연락처/게임명을 쓰는 란이 적혀있다.

쿠폰함에는 <형이 만든 한글 게임, 블랙홀 게임>, 그리고 <동생이 만든 음표 모자 게임, 바다의 염도 게임>이라고 적혀 있다. 

손님2가 이름과 연락처, 게임명은 ‘음표 모자’라고 적어, 쿠폰함에 넣는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비춰준다. 

 

 

S# 25. 보드게임 카페 밖 (오후)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들리는 보드게임 카페를 길거리를 가는 사람들이 쳐다본다. 가까이 다가가 입간판을 바라본다, 

 

행인 1 : 지대로 한판이래.

행인 2 : 보드게임?

행인 1 : 토너먼트 대결은 매주 금요일이라고 적혀있네. 

행인 2 : 우승상금이 10만 원 상당의 음료 쿠폰이래!

행인 1 : 내일이네?

행인 2 : 내일 오후 2시에 여기서 모일래?

행인 1 : 콜! 

행인 2 : 지대로 한판 뜨는 거야!

행인 1 : 콜! 하하. 

 

행인 2명이 웃으면서 다시 길거리를 걷는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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