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간의 갈등을 넘어서는 크리스마스

영화 <나무아미타불 크리스마스, 2002>

이정배박사 | 기사입력 2011/12/24 [14:20]

종교 간의 갈등을 넘어서는 크리스마스

영화 <나무아미타불 크리스마스, 2002>

이정배박사 | 입력 : 2011/12/24 [14:20]



 

영화 <나무아미타불 크리스마스, 2002>
감독 : 박관호

    법당마당엔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이고 실제 스님과 목사님이 본연의 모습으로 등장하고 국악 캐럴이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온다. 자그마한 시골동네라도 으레 몇 종류의 종교시설이 있다. 대표적인 시설이 사찰과 교회이다. 수백 년 이상 우리 땅의 토착적 정신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불교와 새로이 근대라는 문명의 옷을 입고 이 땅에 들어온 기독교는 작은 마을까지 세세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이 두 종교가 현재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건드리며 내면의 다스림과 가치에 집중하는 불교와 인간의 관계성을 강조하며 사회의 변혁에 치중하는 기독교가 서로의 가치관 간극 때문에 부딪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서로 최고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자부심 때문에 무조건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누르려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들 모두에게 등을 돌린다. 

  영화 <나무아미타불 크리스마스>는 ‘동자승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의 동화가 원작이다. 동자승의 과거는 어찌 되었는지 모른다. 그저 어느 날 스크린 속에 동자승이 등장한다. 그가 어떻게 학교를 다니며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동자승이 여자 아이를 좋아한다는 것이며 그 아이로부터 크리스마스에 교회에 오라는 초청장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갈등은 심화되고 급기야 동자승은 교회에 가도록 허락해 달라고 떼를 쓴다. 

  교회에 다녀온 동자승은 불편한 마음으로 법당에 들어선다. 그러나 눈에 들어온 것은 법당 앞마당에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이다. 주지 스님은 동자승을 위해 트리를 준비해둔 것이다. 사랑과 관용의 표현이다.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사랑과 포용이다. 일 년의 단 하루만이라도 으르렁거림을 놓을 수는 없을까. 사월 초파일 석탄일에 기독교인이 법당 뜨락에 거리낌 없이 설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통일의 염원만큼이나 간절히 소원한다. 

 <영화비평/ 이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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