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봄비, 가슴처럼 내리다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3/04/22 [07:52]

林森의 招待詩 - 봄비, 가슴처럼 내리다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3/04/22 [07:52]

  © 림삼

 

** 林森招待詩 **

 

봄비, 가슴처럼 내리다

 

소리는 없이

온 밤 흠뻑 적시운

보고픔이라는 제목 달고 비,

강물처럼 밀려와, 밀려들어와

너 되어져 내리는 새벽가슴

 

고독의 자국마다

파르스름 물든 아픔 부여잡고

부르는 이름 족족 창 두드리는,

차라리 봄이 섧구나

 

너 가고 없는 내 삶이라는 거

무슨 의미가 있을라구,

너 떠나버려 내 고픈 마음인 걸

뭐 남은 게 있겠냐구,

널 기다리는 그거 말고는 -

 

촉촉하니 젖어드는

추억 챙겨 여미면서도

바람결 스쳐 먼 길 떠나는

보헤미안의 방랑기에

문득 비 내리면

 

밤새워 헤아리던

빗방울만큼이나 하많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또 하나의 긴 그리움 잉태하는 사연이 되어

새벽을 듣고 섰다

 

나풀거리며 저기,

너 다시 돌아와줄 오솔길 우으로

아른거리던 저기,

네 얼굴 또렷해질 여울목 가으로

 

봄비, 가슴처럼 내리다

 

- ()의 창() -

 

모름지기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거늘, 그래야 하는 봄이거늘, 정녕 모든 질곡의 아픔들 다 묻고 새로 솟아나는 봄이어야 할진대, 가당키나 한가? 이 노릇, 이게 무슨 조화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날이 갈수록 정치 경제적으로 악재들은 힘을 잃기는 커녕 더더욱 기승을 부리며 복잡하고 참담한 결과만 자꾸 생겨난다. 무슨 봄이 이래? 온 마음으로 그냥 섧기만 하다.

 

현대사의 문제들은 언제나 힘겹고 어려운 상황들이었지만 다 극복하고 마침내 여기까지 다다른, 근면과 협력의 아이콘인 우리 국민성인데 지금은 그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푯대도 촛점도 모두 상실한 채 막연한 풍파의 흔들림에 운명을 송두리째 맡기고, 일엽편주인 양 표류하고 있다. 이건 아니다. 대참사로 인한 아픔이 미처 치유되지 못하고, 마무리되지 못했는데, 해결의 갈피는 커녕 갈팡질팡하면서 아직도 전 국민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고 있는 이즈음이다.

 

나이가 들면 잔소리가 늘어난다고 한다. 이것 저것 참견을 하게 되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생색을 내려고 한다. 아마도 삶이 조급하기 때문일 게다. 그러고보니 뭔지 모를 급박증에 사로잡혀, 빠르게 결론을 내고싶어 하는, 나이 먹은 증거라는 우스꽝스러운 징후가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닌 걸 깨닫게 되는 현실이 못내 서운타.

 

육체적으로 노쇠해지면 몸에서 칼슘이 빠져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골다공증이 되기 전에 칼슘을 보충해주어야 한단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나이 들면 살이 빠지듯, 눈물도 웃음도, 꿈도 의심도, 갈등과 후회도, 마음에서 빠져나간다. 이런 것들이 빠져나간 그 자리에 대신 무엇이 들어설까?

 

이제는 넓고 깊고 맑아진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 혼란이 끝난 곳에 평화가, 욕심이 멈춘 곳에 안정이 들어서길 바란다. 갈등과 망설임이 확신과 단순함으로 변하고, 사람들의 눈길을 의식하기 보다 내 앞의 발길을 바라보고 싶다.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과 오늘을 사랑하면서, 물질이 아닌 시간을 좋아하고 싶다.

 

아브라함 헤셀안식이란 글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는 사물이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이 사물에게 의미를 부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진정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가치가 있는 미덕 중의 하나인 용기는 어떤 색깔의 모습일까?

 

1953529, 최초로 힐러리와 함께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세르파 텐징이래 수많은 세르파가 히말라야를 오르는 원정대의 짐꾼과 안내인으로 생사를 함께 했다. 2000년도의 어느날, 9명의 연합 원정대는 아파가 이끄는 30명의 세르파와 함께 에베레스트를 오르고 있었다. 이번에 정상에 오른다면 아파는 11번째로 세계 기록을 깰 차례였다.

 

그런가 하면 가장 나이가 많은 실밍은 딱 한 번 에베레스트 등정팀에 끼었었지만 정상 정복에는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실밍에게는 자신의 희망을 이룰 마지막 기회나 다름 없었다. 나이가 너무 많아 이번에도 오르지 못하면 다시는 정상까지 오르는 팀에 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상에 가까워졌을 무렵 폭풍우가 몰아칠 기미가 보이자 원정대는 빠른 속도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체력이 딸리는 실밍은 자꾸만 뒤쳐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대원 셋과 아파가 정상을 정복한 뒤 하산할 때 마주쳤다. 바람은 점점 더 거세졌지만 실밍은 혼자서라도 정상에 오르고 싶었다. 그때 아파가 대원들을 먼저 내려보낸 뒤 실밍을 부축해 걷기 시작했다. 아파는 실밍을 도와 다시 정상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실밍은 말없이 자신을 부축해주는 아파와 함께 걸으며 평생 꿈꿔왔던 정상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1분 뒤, 실밍은 아파에게 하산하자며 발길을 돌렸다. 그날 밤, 대원들이 정상 정복과 무사고를 기뻐하며 환호할 때 실밍은 울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아파와 함께 정상을 향하던 1분 동안 그는 아내와 아이들이 떠올랐고, 삶에는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많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을 부축해주던 아파의 진실한 눈빛을 보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용기는 혼자만의 목표 달성이나 욕심을 위해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 속 깊이 내재해 있는 인간 본연의 심성과, 남을 위한 배려의 마음이 혼합되어 아름다운 향기로 빚어지는 것이 바로 용기라는 행위이며, 삶의 참다운 의미인 것이다. 고백할 수 있는 용기도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레시피 중의 하나이다. 허심탄회하게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함께 살아간다는 건 축복받을 일이다.

 

작은 용기를 발휘함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와 보람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이런 습관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 참된 삶의 여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잘못된 습관 하나로 인하여 결과를 그르치는 사람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습관 때문에 예기치 않던 행운을 맞이하는 경우도 종종 보여진다.

 

한 젊은이가 백발노인에게 찾아가 물었다. “제게는 정말 큰 소원이 있습니다. 이 소원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러자 백발노인은 근처의 새하얀 백사장에 가서 소원석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소원석은 중앙에 별 문양이 있으니 명심하게.”

 

젊은이는 그날부터 백사장에서 돌을 찾기 시작했다. 돌을 살펴봐서 찾던 돌이 아니라고 확인한 다음에는, 다시 확인하는 헛수고가 없도록 바다 멀리로 힘껏 던지는 일을 반복했다. ‘언제까지 이 일을 지속해야 하나?’ 젊은이는 한숨을 쉬면서도 돌을 찾는 일을 계속했다.

 

그러던 어느날, 젊은이는 백 한 번째의 돌을 살펴보다가 별 모양을 발견했다. “드디어 찾았구나!” 젊은이는 크게 기뻐하면서, 무의식중에 이제까지 했던 것처럼 어깨에 힘을 주어 돌을 멀리 던지고 말았다. 젊은이가 겨우 찾아낸 소원석은 지금까지 그가 던졌던 돌들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습관을 조심하자. 잘못된 습관은 우리에게 찾아온 단 한 번의 행운을 날아가게 할 수도 있다. 정상에 오르고 싶은 사람은 습관의 힘을 바르게 평가하고, 실천이 습관을 만든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자신을 망치는 습관을 버리고 성공을 돕는 새 습관을 빨리 익혀야 한다. 그리고 그 습관이 진정한 자신의 성공을 좌지우지 하는 열쇠임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대로 봄비가 심심찮게 내려주고 있다. 길고 긴 갈증으로 갈라졌던 산야의 피부들이 치유되어가고 있다. 습관처럼 단비를 빨아들이며 대자연은 우리에게 봄의 신선함을 일깨워주려고 한다. 그런데 몽매한 인간들이 자연의 목소리에 귀를 열지 못하고 오늘도 아웅다웅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다.

 

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봄비가 울려주는 심금을 외면하지 말자. 이제부터라도 가슴처럼 내리는 봄비를 아프게 하지 말자. 더 이상은, 정말 더는 서운하게 하지 말자. 기쁘게 기쁘게 온 누리를 흠뻑 적시는 축복의 비가 되도록, 우리 모두 두 팔 벌려 반겨 맞자. 그렇다면 제 아무리 악재가 극악하게 날뛰어봤자 올 봄에 더 이상의 슬픔은 없다. 아주 없다.

 

  ©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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