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너는, 우리는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3/08/26 [08:23]

林森의 招待詩 - 너는, 우리는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3/08/26 [08:23]

  © 림삼



- 林森招待詩 -

 

너는, 우리는

 

수은등 불빛 아래 꿈을 먹으며 우리

슬픈 사연을 잊어버리자

 

저 도도한 강물에 반사되는

거리의 네온,

우리의 슬픈 노래가 사랑을

날려 보낼지라도-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아픈 눈물에

찬 밤바람 무심히 부딪쳐 내리고

 

부푼 내일의 이야기가

어두운 골목마다에

쓰레기로 지체될지언정,

 

우린

새로이 쌓아 올리는

자그마한 미소의 연습으로

슬픈 마음을 다림질해야 한다

 

행복하고 즐거운 날

많이 많이 웃어 두었다가

괴로울 때,

외로울 때,

살기가 차마 서러워질 때

 

조금씩 그 미소를 꺼내어 되새김하며 우린

아름답게 인생 살아가는

맛깔스런 너의 꿈이야기로

긴 철도를 놓아 가자

 

- ()의 창() -

 

참 오래 전에 지은 시이다. 물경 50년은 됨직하다. 우연히 옛 시들을 정리도 할 겸 두런두런 혼잣소리 하며 꺼내보다가 우연스레 눈에 들어왔다. 투박하고 퍽이나 덜 세련된 시어들이 마치 경쟁하듯 죽 늘어선 듯 하여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런 시어들로 시를 지었었구나. 당시에는 시랍시고 깜냥껏 썼겠지만 지금 돌이키니 얼굴이 슬금 붉어지누나.

 

그렇게 건성으로 뒷부분까지 훑어보다가, 그냥 부담없이 그러하다가 이 구절에서 깜짝 놀랐다. ‘행복하고 즐거운 날 / 많이 많이 웃어 두었다가 / 괴로울 때, / 외로울 때, / 살기가 차마 서러워질 때 / 조금씩 그 미소를 꺼내어 / 되새김하며....’

 

! 이거였다. 평생 찾아 헤맨 화두가 바로 그 속에 있었다. 진즉에 이렇게 살면 되었던 거다. 이미 어린 그 시절에 필자는 대견하게도 자그마한 해답을 하나 쯤은 장만하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 왜 잊고 살아왔을까? 어째서 이 진리를 머리 속에 떠올렸으면서도 마음으로 외면하면서, 하물며 평생을 헤매며 살아온 것인가?

 

세상 탓을 하며, 남의 탓을 하며, 시절 탓을 하며, 엉뚱한 밖의 여건이나 환경을 억지춘향식으로 끄집어내어 그럴듯한 이유나 핑계를 대면서, 이토록 멍청하게 살아온 한 평생이거늘, 해답은 커녕 그 비슷한 공식조차 발견치 못하여 안달하던 긴 삶의 역사가 주마등처럼 회전하면서 새삼 서글퍼진다.

 

결코 돌이킬 수도, 다시 살아볼 수도 없는 야속한 일생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짐짓 한숨짓게 한다. 그렇다 한들 뉘라 하여 필자의 애석함에 위로나 권면을 얹어줄 수 있겠는가? 어차피 그네들도 각자 나름의 버거운 무게를 짊어지고 세상 살아진 것이거늘.

 

그런즉 이제부터라도 혹여 행복한 날 있거들랑 후회 없이 많은 웃음 웃으리라. 그리곤 정녕 살기가 버거워 넘어지고 싶을 적엔 그 미소를 꺼내어 되새김하리라. 그렇게 스스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남은 삶을 살아가리라.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탓하지 않고, 그냥 순리대로 고른 숨 쉬리라. 남은 삶의 페이지는 허우적대지 않고 그리 메꾸리라. 주먹 옹송그려 다짐하는 아침이다.

 

실상 쇠털같이 많은 날일지라도 나 살기 바빠 남의 일 따위는 별로 신경쓰지 못하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무관심과 이기적인 삶의 행태를 뭉뚱그려 인지상정이라고, 체념어린 단어로 결론짓고 말았을까? 조금이라도 남의 일에 신경을 쓰다보면 그만큼 나의 일에 소홀해질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을 흔히들 진리라 여기며, 아등바등 살고 있는 각박한 오늘을 마치 자연스러운 삶의 진리로 여길까?

 

대충 그렇고 그러다보니, 남에게 격려와 칭찬의 말 한 마디 하기가 너무나도 인색한 것이 요즘의 실상이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서는 간혹 격려의 말 한 마디가 금보다 귀할 때가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는 게 힘이 들 때는 누구를 막론하고 격려의 말이 필요하다.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자 우리는 애써야 한다. 그렇기에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함과, 아는 것을 애써 난 척 하지 않고도 자신의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겸손함과 지혜가 있다면 좋겠다. 돋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있는 모습 그대로 아름답게 비치는 거울이라면 좋겠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남에게 있는 소중한 것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선한 눈을 가지고,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화를 내거나 과장해 보이지 않는 온유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영특함으로 자신의 유익을 헤아려 손해보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마음보다,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남의 행복을 기뻐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이라면 좋겠다.

 

삶의 지혜가 무엇인지 바로 알고 잔 꾀를 부리지 않으며,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깊은 배려가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다. 잠깐 동안의 억울함과 쓰라림을 묵묵히 견뎌내는 인내심을 가지고 진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면 좋겠다.

 

꾸며진 미소와 외모보다는 진솔된 마음과 생각으로 자신을 정갈하게 다듬을 줄 아는 지혜를 쌓으며, 가진 것이 적어도 나눠주는 기쁨을 맛보면서 행복해 할 줄 아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좋겠다.

 

그렇게 정녕 사람에 어울리는, 사람의 삶을 사는 사람이 되어질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겠다. 가을이 열리는 길목에서, 가고 오는 계절의 양 끝을 움켜쥐고 바르작거리는 우리의 일상이 더욱 더 대범하고 웅장하며,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진솔하며 사랑겨운 향기로 넘쳐나는 일상이 되어진다면 참 좋겠다.

 

필자에게 남겨진 삶의 두께가 얼만큼일지 모르지만, 살아온 날들보다는 더욱 두꺼운 진실의 분량을 만들어가는 앞으로의 날들이 되어진다면 더더욱 좋겠다.

 

  ©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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