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동경(憧憬)의 세계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3/07/29 [08:08]

林森의 招待詩 - 동경(憧憬)의 세계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3/07/29 [08:08]

 

 

- 林森招待詩 -

 

동경(憧憬)의 세계

 

날 지새 토해내는

회한의 각혈 모듬,

선홍빛 더욱 붉은

점액질 샐비어에

하시절 그리운 이

천년 기둘림 얹히우고

 

고개 숙여 아픈 가슴

시름 깊이 이 켠 숨겨

어느새 싹자란 볕뉘

창 너머 도담도담

하이얀 꿈 키운 누리,

피안(彼岸)의 세계여!

 

- ()의 창() -

 

대통령의 순방이 있을 때마다 그 성과에 관하여, 여야의 입장 차이에 따른 주장들이 한동안 뉴스의 한 면을 장식하고는 한다.

피차 생각하는 바가 다르니 어차피 예상했던 불협화음이지만 보기에 영 마뜩찮다.

큰 싸움이고 작은 싸움이고 간에 사람은 투쟁 속에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러고 보니 동족상잔의 포화 속에 신음하던 산하의 고통과 쓰라린 기억이 휴전과 더불어 과거 속으로 묻혀진지 벌써 70여년이 흘러갔다.

전후의 폐허가 된 국토 위에서 우리 국민들이 허리띠 졸라매고 건설한 새 조국은 이제 어느덧 선진국의 반열에 접어들어 어엿한 지구촌의 주도 국가로 자리매김 되어있다.

물론 아직도 남북 분단의 뼈아픈 현실이 우리 앞에 숙제로 놓여 있기는 하지만 오늘날 세계의 어느 나라도 우리 대한민국을 함부로 대하거나 얕보는 국가는 없다.

그만큼 우리는 성장한 것이고 발전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과연 우리 국민들은 대견할 정도로 성장한 우리 나라의 국격과 아울러 우리의 대단한 저력과 긍지를 자랑하는 데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자신있게 소리칠 수 있을까?

나날이 격변하는 세상의 소용돌이에서 언제까지라도 선진 대열에 머물러 있을 자신이 있다고 정녕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부할 수 있을까?

혹시 우리가 모르는 새에, 지극히 만족하여 축배를 들고 있는 틈새로 어떤 사회학자의 지적처럼 생명과 활기가 사라진 시대또는 죽음과 죽임만이 난무하는 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도덕적, 사회적으로 전 분야에 걸쳐서 손 대기 힘들 만큼 속속들이 잘못되어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잠시 멈춰서서 돌이켜보고 반성하며 행보를 재조정하여 다시 전진하는 계기나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에 너무나도 인색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쩔 수 없이 드는 각종 의구심과 걱정 근심들이 필자만의 쓸 데 없는 기우인지 모르겠다.

무조건 앞만 보고 걷는 행보 속에서는 그 어떤 가치관이나 현실적인 의미와 정의를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냥 그러다 보면 맹목적으로 달려갈 뿐인 무미건조한 삶이 이어질 뿐이다.

그리고 그런 삶의 모습에서는 진정한 행복이나 보람은 찾기가 쉽지 않다.

 

10여년 쯤 전에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김기덕 감독피에타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본래 피에타죽은 예수를 안고 비통해 하는 성모상을 의미하며, 여러 화가나 조각가들이 작품을 남겼지만 그 중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이 영화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유명세로 견주어 볼 때 작품성에 비해 결코 흥행이 성공이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였고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의 감상평도 별로 호평이 아닌, 들쭉날쭉하게 저평가 되고만 영화이다.

물론 잔인하고 음습한 인간의 내면과 복수라는 화두가 저변에 깔린 지극히 퇴폐적이며 세속적인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누구든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아주 오랫동안 뇌리 한 켠에 무언가 커다란 주홍 글씨같은 음영이 각인되어 사라지지 않음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마치 철퇴로 뒤통수를 세게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한 상태로 헤어나지 못하고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게 무언지는 잘 모르지만....

어쩌면 그냥 남의 일을 다룬 영화라고 지나치기에는, 한낱 사채업자의 얄팍한 감상을 자극하는 오락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가슴 저린 우리들의 현실이며 가까운 주변의 이야기가 줄거리로 이어지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한참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대화가 있다.

극 중의 강도가 본인 앞에서 자살을 한 시체를 그냥 두고 와서 모친에게 질문을 한다.

돈이 뭐예요?”

?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지.

사랑, 명예, 폭력, 분노, 증오, 질투, 복수, 죽음....”

인간의 폭력성을 수반한 잔혹한 장면들이 때로는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격하게 다가서는 영화였지만 그동안 애매모호하게 정립되지 못하고 있던 금권이나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이해가 더 넓어지게 하는 영화였던 것 같다.

물론 영화 한 편으로 인식이 확 바뀌거나 이해의 폭이 확연하게 넓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생각의 작은 틈에 씨앗을 하나 뿌려놓은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변화는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 필자에게는 퍽 만족스러운 영화였다는 기억이 있다.

 

무작정 대책도 없이 시간의 흐름에만 맡겨버린 오늘, 그리고 별 기대도 바램도 없이 맞이하는 미래, 이런 무책임한 삶은 이제 우리의 앞에서 몰아내야 한다.

상실된 인간성을 회복하고 사라진 인격을 다시 찾아 가꾸면서 꽃처럼 피어나는 우리의 삶이 되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만의 삶의 드라마로 끝날 역사가 아니기에, 우리가 닫아버리고 영원히 내릴 역사의 막이 아니기에, 우리는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내일이라는 시간으로 오늘을 이어주어야 한다.

요즘은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까 느긋하게 뭔가를 기다리는 게 참 바보같이 느껴질 때도 더러는 있다.

식당에 앉아 밥을 주문하고는 5분을 채 기다리지 못하고, 2분 간격으로 오는 지하철도 언제나 답답하게만 느껴지고, 오죽하면 월급 차근차근 모아서 결혼하고 집을 사는 사람이 희귀종으로 취급되는 세상이다.

적금을 붓기보다는 복권에 승부를 걸고, 그나마도 일주일간의 기다림을 참지 못해 또 다시 즉석 복권을 긁어대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렇기에 차분하게 인내하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랑의 마음을 품는 것이 시급한 오늘이다.

아무리 바쁜 세상이지만 사랑은 복권이나 증권처럼 단번에 승부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싫증나면 금방 돌아설 수 있는 그런 사랑 말고 오래오래 계속될 사랑을 원한다면 차근차근 적금 붓듯이 사랑을 쌓아가야 하는 것이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것이고, 언제 올지 모르는 것이며,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고, 지극히 영원한 것이다.

사랑은 설명하고 또 설명해도 더 설명해야 하는 것이 생기는 것이고, 육체적이나 혈연적 관계가 없어도 하나인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현란한 묘기를 부리는 마술사처럼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기다리고 있으면 우리를 충분히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우리가 가슴 속에 사랑이라는 감정만 품고 있으면 시간이, 세월이, 역사가 자연스럽게 천천히 우리에게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다.

우리에게 꿈과 희망으로 충만한 드라마를 안겨줄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바라보면서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지 말자.

다른 사람이 먼저 움직이면 따라서 움직이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자.

우리가 바라보는 이웃에는 우리를 바라보는 이웃이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에는 우리를 바라보는 세상이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에는 우리를 바라보는 자연이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역사에는 우리를 바라보는 역사가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드라마에는 우리를 바라보는 드라마가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막에는 우리를 바라보는 막의 눈동자가, 심장이, 머리가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동경(憧憬)의 세계에는 우리를 바라보며, 우리를 기다리며, 우리를 맞이하려고 팔 벌리는, ‘피안(彼岸)의 세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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