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의 [ 달의 노래 ] - 너머

월영의 [ 달의 노래 ]

이순옥 | 기사입력 2023/06/07 [01:01]

월영의 [ 달의 노래 ] - 너머

월영의 [ 달의 노래 ]

이순옥 | 입력 : 2023/06/07 [01:01]

  © 이순옥

너머

   

月影 이순옥

 

  

꿈에선 흔한 일이다

뇌의 구석에,

영혼의 구석에 잠들어 있는

조각나버린 기억을 긁어모아서

그럴듯한 풍경과 자아를 만드는 것

 

꿈과 현실의 간극

시간을 넘어선 빛이 없는 방에서 들려오는

생기 없고 단조로운 흐느낌

검은 눈동자엔 미래가 빼곡하게 적혀간다

 

말은 길을 바꾸어 인도하는

하나의 다리가 되지만

그 다리는 튼튼하면서도 쉽게 허물어져,

수많은 사람의 길을 꼬이게 만든다

허락되지 않는 시간까지

 

닿을 듯혹은 닿지 않을 듯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걸으면서도

언젠가는 그 끝에 다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공연히 설레고야 마는 이 길

 

  © 이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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