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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옥
너머
月影 이순옥
꿈에선 흔한 일이다
뇌의 구석에,
영혼의 구석에 잠들어 있는
조각나버린 기억을 긁어모아서
그럴듯한 풍경과 자아를 만드는 것
꿈과 현실의 간극
시간을 넘어선 빛이 없는 방에서 들려오는
생기 없고 단조로운 흐느낌
검은 눈동자엔 미래가 빼곡하게 적혀간다
말은 길을 바꾸어 인도하는
하나의 다리가 되지만
그 다리는 튼튼하면서도 쉽게 허물어져,
수많은 사람의 길을 꼬이게 만든다
허락되지 않는 시간까지
닿을 듯, 혹은 닿지 않을 듯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걸으면서도
언젠가는 그 끝에 다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공연히 설레고야 마는 이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