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같이 살다 함께 죽자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3/06/15 [19:29]

林森의 招待詩 - 같이 살다 함께 죽자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3/06/15 [19:29]

  © 림삼

 

- 林森招待詩 -

 

같이 살다 함께 죽자

 

느글거리는 창자 움켜잡고

셈바른 세상 장터 후미진 뒤 켠

쬐그만 점방 하나 장만하였더니

 

허망한 얌심꾸러미 주체 못해

헛짓거리 심취하던 남자와

방랑길에서 만난 여자 나란히 서서

 

검은 상복 차려입고는

나풀나풀나풀 손짓하는데

버겁도록 걸머진 보따리 속엔

무슨 찰진 사연 들어차있으려나?

 

수양버들 모양새 닮아

축 늘어진 양어깨에선 문득

눈물겨운 인연 십자가처럼 빛나고

 

어차피 주어진 목숨줄로

꼭 한 번뿐인 삶의 둥우리

소담소담 모여진 인정들끼리

서러운 가슴 맞대었으니

 

가난한 마을이라도 일구어

그나마 외로운 정 사고팔면서

같이 살다 함께 죽자

 

- ()의 창() -

 

백년해로(百年偕老)’라는 말이 있다. 보통 혼례식을 올릴 때 주례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화두다. 남녀가 만나서 하나가 되고, 한 가정을 이루며 가족이 만들어지고,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같이 누리면서, 한 평생 살아가는 것이 주어진 삶의 공식일진대, 그 중에서도 가장 행복하고 축복받은 상황이 이른바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부부가 오래오래 함께 지지고 볶는 일이다.

 

물론 사는 것이 고해라서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거칠고 버거운 세파를 헤치고, 질곡을 구비 돌다 보면 슬프고 아파서 주저앉기도 하고, 마음 먹은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사가 원망스러워 한숨과 한탄으로 밤을 지새는 적도 꽤나 많기도 하다. 때로는 살 맞대는 부부간이라 할지라도 오해와 풀리지 않는 의심으로, 반목하고 미워하면서 세월을 낭비하기도 한다.

 

이렇게 이런 저런 일들이 하냥 모이고 엮여서 소위 인생이라고 하는 여정이 빚어지고 쌓여가는 것이다. 작은 기쁨에 웃으면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격려와 사랑으로 안락한 가정을 반죽하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뭉쳐 내일을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며 책임이다. 혹여 중도에 절단난 가정들을 보면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각오를 다지기도 하고, 한 번 쯤은 실수한 경험을 되살려 다시 도전하기도 한다.

 

사연도 많고 곡절도 많은 것이 세상사요, 만만치 않은 것이 가족 간의 관계다. 그래도 우리는 자신 있게 말한다. “힘들어도 어려워도 가족이 똘똘 뭉쳐 함께 사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이다라고 말이다. 가족 중 누군가가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피치 못할 사유로 인해 부득이하게 헤어져야 할 경우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애끓는 이별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된다.

 

가슴에 쌓이는 커다란 구멍을 메울 길이 없어서 방황을 하기도 하고, 헤어나기 힘든 슬픔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 어둡고 긴 고통의 터널이 영원할 것 같은 느낌에 좌절한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기 마련이고, 미상불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래도 조금은 옅어진 상처를 스스로 쓰다듬으면서 자위하게 되고, 차츰 일상의 평범한 삶을 되찾아가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세상의 그 어떤 흔적도 지나가게 마련이다. 세상이 무너질 듯한 충격일지라도, 세상 전부와도 바꾸기 싫은 기쁨일지라도 순식간이다. 지나고 나면 다 그냥 추억이다. 지나고 나면 죄다 어제의 일이다. 우리가 오늘을 사는 것은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어제에 붙잡혀서 내일을 꿈꾸지 못하는 삶이라면 오늘 숨 쉴 가치가 없다. 과거에 연연하면서 미래의 일을 설계하지 못할 사람이라면 아예 현재의 존재이기를 포기하는 사람이다.

 

나이를 먹으면 그 연륜만큼 넓고 깊어져야 하건만 그야말로 이론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아집만 늘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다. 조금만 보는 시각을 달리하면 이해의 차원을 떠나 그들 나름의 삶을 존중할 여유도 가질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고 귀히 여기는 가장 큰 보호벽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우리가 사람 사이에서 의미를 이어나가야 하는 무기 중의 하나가 미소. 사랑이 속으로 담아야 할 무기라면 미소야 말로 겉으로 드러내야 하는 결정적인 밑천이다. 미소를 곁들인 관계는 언제나 좋은 결과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다. 어떤 사람을 떠올리면 우선 웃는 얼굴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늘 웃어. 그 사람은 뭐가 좋은지 늘 싱글벙글이야.” 그런 사람들은 그냥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고이면서 행복해지고, 그래서 또 만나고 싶어진다.

 

웃는 얼굴만큼 호감이 가고 매력적인 모습은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쉬운 예로, 가끔 TV에서 홈 쇼핑 프로를 볼 때가 있는데, 그것을 보면 모델의 화장 전과 화장 후의 다른 모습을 비교해 보여주곤 한다. 물론 화장을 하여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겠지만, 모델의 얼굴을 보면 눈꼬리와 입매에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미소띤 모습으로 하여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예라 할 수 있다. 연출이라 할지라도 당연히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게 된다. 매출은 오르게 마련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그래서 확실히 근거가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게 하고, 또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며 좋은 유대감을 갖고 싶어지게 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작은 기적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고, 그 일상들이 모여서 삶을 이룬다. 마치 깊은 골짜기에서 만들어진 계곡의 물들이 모여 내가 되고, 강으로 흘러, 결국 바다에 도달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기적 하나 하나는 작은 해프닝들에 불과할테지만 그 기적들의 모듬이 역사이며 세상이다.

 

삶의 기적, 그것은 여태껏 느끼지 못한 세상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이다. 어쩌다 올려다본 하늘에 별이 무척이나 많은 것을 보고 !” 하며 그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는 것이다.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며 잠시 세상 근심을 모두 잊고, 넋 놓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는 보석상자를 열어 보는 일이다.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들이 삶의 기적인 것이다. 소소한 일들이 기적의 세포다. 기적의 구성요소다.

 

문제는 당신의 가슴이다. 이것들을 기적이라고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당신은 세상의 기적을 충분히 누리는 사람이다. 필자는 절대적으로 기적을 믿는다. 그리고 그 기적을 만들 힘이 필자 자신에게 있다는 것도 믿는다. 힘이 있는데 만들지 않는다면 그건 삶에 대한 배신행위다. 직무유기다. 그렇게 살다 죽을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한 많은 기적들을 생산하며, 사랑스러운 기적의 탑을 쌓아 올리는 후회 없는 삶을 살 것이다. 그것이 우리들의 진정한 삶의 공식일진대 우리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 한껏 행복하게, 같이 살다 함께 죽자.

 

 

  ©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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