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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정의
月影 이순옥
정제된 기억의 강은 아주 가버린 게 아냐
곳곳에 균열로 침투해
불안감마저 갉아먹어 치웠고
마구 섞어 바람으로 뿌렸으니
심연 깊이부터
잴 수 없는 허공의 끝까지
줄기줄기 녹여버려
연민은 죽음으로 녹아버렸다
사고는 고장 난 수레바퀴처럼
악을 쓰며 천지간으로 스며
기운 잃은 해묵은 겨울이 녹아드는,
따사로이 출항을 준비하는 봄
진심이 투명하게 흘러나오는 공간
뒤섞인 공기 위로 여전히 낭만은 살아남았으니
휴, 휴, 휴.
▲ ©이순옥